[환경운동연합 논평] 더불어민주당 주택용 전기요금 인하 방향 잘못 잡았다

환경매일신문 news@bizeco.kr | 2016-10-11 16:29:50

【환경운동연합】환경매일신문 =  지난 9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전기요금 TF(위원장 홍익표 의원)가 현행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체계를 3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1단계는 기본요금 없이 킬로와트시당 64.8원, 2단계는 기본요금 4천원에 킬로와트시당 130원, 3단계는 기본요금 8천원에 킬로와트시당 170원을 제시했다. 이는 1단계 60.7원, 2단계 125.9원, 3단계 187.9원, 4단계 280.6원, 5단계 417.7원, 6단계 709.5원의 기존 누진제를 대폭 축소해서 전반적으로 전기요금을 낮춘 것이다.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에너지 효율화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자는 판에 구조적으로 전기요금을 낮추는 방안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주택용 전기요금 한계비용은 킬로와트시당 280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과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5단계와 6단계의 전기요금을 내는 가구는 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95%의 가구가 몰려있는 4단계까지의 전기요금인 킬로와트시당 280원이 사실상 한계비용인 셈이다. 5, 6단계의 가구는 전기요금에 의한 가격탄력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올려도 더 내려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관건은 4단계 이하 가구들이다.

 

전기요금 폭탄이 문제가 된 것은 4단계 전기요금을 내던 가구가 여름 냉방소비로 인해 5단계, 6단계 전기요금을 적용받게 되면서다. 7만원 안팎을 내다가 10만원, 20만원대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라오니 문제가 된 것이다. 한계비용 280원을 지키는 소비를 하다가 냉방소비로 인해 417원, 709원의 비용을 내자니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용 누진제 문제는 기존의 한계비용인 280원을 무너뜨릴 것이 아니라 냉난방 소비가 급증하는 한여름과 한겨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가구와 바깥 활동이 부자유스러운 장애우들의 전기요금 지원이 우선 시급하고 5~6단계 전기요금의 한시적인 완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냉난방 전기소비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을 피해갈 수 있는 단열주택 지원사업과 재생에너지 확대보급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 일자리도 만들고 에너지신산업도 성장시킬 일석이조의 기회를 전기요금 인하로 걷어찰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전히 싼 전기요금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확대 산업 가로막아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여전히 OECD 유럽 국가들보다는 싼 편이다. 전기요금이 싼 이유는 원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은 싸지만 핵폐기물 처분, 방사능 오염, 원전 사고, 미세먼지, 온실가스, 사회갈등, 불안 증대 등의 외부비용은 국민 세금과 미래세대에게 떠넘긴 결과다. 싼 발전단가가 사실은 싼 것이 아닌 셈이다. 우리는 제대로 비용을 내면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싼 전기요금으로 인해 3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산업의 발전이 더디기만 하다. 2016년 현재 재생에너지 기술적인 잠재량이 원전 9천개와 맞먹을 정도인데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100% 사회로 가게 된다면 결국 우리는 한계비용 제로의 전기를 쓸 수 있겠지만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회로 가기 위해 아직은 비용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지진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전 대신 이들 발전원이 중점 에너지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74.8%이다.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재검토 및 백지화 의견이 80.7%이고 지진 대비위해 동남부 일대의 원전 12기를 임시 중단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79.8%이다. 비용을 좀 더 내더라도 안전한 사회에 살고 싶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주택용 누진요금 개선안대로 주택용 전기요금을 낮추게 되면 월 3,340원에서 37,490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국민들은 이 비용을 덜 내고 원전과 석탄발전을 계속 늘리고 싶어할까 이 비용을 더 내고라고 재생에너지 사회로 가자고 할까?.

 

한전의 영업이익 재투자와 산업용, 일반용 전기요금 개편이 필요한 때

 

한국전력공사가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싼 전기를 발전회사들로부터 사오고도 전기요금을 낮추지 않아 2015년에 10조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이런 과도한 영업이익은 환수해 재생에너지보급과 주택 단열사업에 직접 지원하게 되면 주택용 전기요금 부담도 경감되고 에너지신산업도 성장할 것이다.

 

또한, 주택용 전기요금과 차별하고 있는 일반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필요하다. 상가와 오피스텔 등 사실상 냉난방용 전기소비 비중이 높은 일반용 전기요금에 누진제 도입을 해야 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 전기요금의 한계비용인 280원을 기준으로 1차 에너지비용과의 상대가격을 고려해서 개편해야 한다.

 

2015년 각 발전원별 정산단가를 비교해 보면 원전과 석탄발전은 60원대이고 가스발전은 120원대, 태양광, 풍력 발전은 보조금 포함해서 160원대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으로는 신규 원전과 석탄발전대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킬로와트시당 100원대 안팎인 일반용과 산업용 전기요금만 약간 올린다면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도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100% 사회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로 가스발전이 원전과 석탄발전을 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도권에 가동하고 있지 않은 가스발전을 가동하게 되면 가동 중인 원전과 석탄발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고압 송전탑으로 전기를 송전해오지 않아도 될만큼 수도권 자립율이 117%에 달한다.

 

아직은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원전과 석탄발전보다 비싸지만 불과 8년 전에 700원대이던 태양광 발전단가가 160원대로 떨어졌고 앞으로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는 에너지전환을 위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냉난방 에너지가 적게 드는 저에너지 건축 산업 확대를 위해서도 전기요금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주택용 전기요금을 내리게 되면 일반용과 산업용 전기요금도 덩달아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 한 번 내린 전기요금은 다시 올리기 어렵다. 2008~2012년까지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책정으로 한전의 누적적자만 10조원이었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 신규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에너지전환을 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주택용 누진제를 대폭 개편해서 전기요금을 내리자고 주장할 때가 아닌 것이다. 전기요금을 포함한 종합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차분히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환경매일신문(The Daily Green).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http://www.bizeco.kr ]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환경매일신문 다른기사보기

종합NEWS [general news]

뉴스해설 [news commentary]

단독NEWS [Exclusive news]

주요포토 [photo news]

많이본 기사